마지막 학기
대학원을 방만하게 다닌 끝에 과목코드가 겹쳐서 수강신청할 때마다 재수강이 뜨길래(과목코드 겹쳐도 001 002로 다르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조교 하셨던 분께 들어서 학기 중반에 깨달음), 다른 전공수업을 들어보았다. 공부가 부족하고 게으르고 모자라서 수업이라도 안들으면 전혀 생각을 안하므로(...) 사회법 전공만 주구리장창 들었는데, 처음으로 상법 수업 하나랑 환경법 수업 하나를 들었다.
두 수업 모두 주제가 ESG였는데, 이 만병통치약 외관을 띄고 있는 단어를 각 분야에서 어떻게 보는지 궁금한 것도 있고 ESG 논의에서 환경과 기업지배구조는 (노동 내지는 Social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논의 + 치고 나가는 것 같길래 어떻게 공부건 일이건 유의미하게 해볼만한게 있나 싶기도 해서 수강신청을 했다.
당초 수강신청할 때는 휴직 중이어서 아주 생각 없었고 또 각 수업의 커리큘럼상 "회사의 목적"에 딴지를 걸어보는 부분들이 흥미로워 보여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개강 후 3주만에 흥미가 똑 떨어져부렀다. 이후 한 학기 동안 ESG라는 주제 자체가 별로 재미 없었다. 왜 재미없었냐고 물어보면 나도 왠지는 모르겠는데.......그냥 재미 없었다......논의의 세밀한 결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내 귀에는 이 소리가 저 소리 같을 때도 있고, 개념이 형성 중인 그런 분야의 생각들과 fancy 해보이는 소리들과 같은 말을 하는 줄 알았는데 각자 다른 말을 하는 상황을 따라가기에 스스로 많이 벅찼던 것 같고, 이걸 하자는 이야기가 기존 규제를 override하자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기는 한데 사적 규제를 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정리 안되는 생각이 삐죽삐죽 나와서 더 집중이 안되고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여전히 스스로 생각의 정리는 잘 안됨.
사적으로는 그새 복직을 해서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나머지 스스로 생각해도 처음 다짐보다 공부를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했다(별개로 오프라인 수업에서 미친듯이 필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갑자기 등장한 온라인 수업은 너무 노잼이고 너무 공부도 안된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