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지인이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홍천에 반려견/반려묘/반려동물들과 머물 수 있는 민박을 지었다(그냥 민박이라기보다는 고오급 펜션 독채에 가까워 보이지만......!). 지인의 지인의 가족님들(에고 힘들고 긴 설명이군)께서 사시는 독채 하나, 그리고 펜션에 머물 수 있는 독채 하나 이렇게 두 채만 딱 있는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한 민박. 이루와. 강아지가 없어도 머물 수 있는데, 지금 가오픈 기간이라(아직 조경을 못 끝내셨음) 지인 찬스를 이용해서 방문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이루와 인스타그램페이지에서 확인!
https://www.instagram.com/eluuwa_hc/
현재 2022년 2월, 3월 예약은 마감이고, 조경 후에 다시 예약 페이지를 열 예정인데, 모든 공사가 그렇듯 주인장님께서도 대략 2주를 예상하고 있지만 정확히 언제 열지 모르겠다고(ㅋㅋㅋ) 하셨다.
★공사 한방에 성공하셔서 빨리 오픈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조경공사가 술술 원하는 풀들이 알아서 착착 자람★
덕소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서, 덕소에서부터 지인 무리의 자동차를 얻어타고 홍천에 도착했다. 눈이 꽁꽁 어는 곳이라 대비를 하고 오면 좋을 듯. 민박 주인장님께서는 영하 15도의 추위에서도 밖에서 땀을 흘리며 제설을 한다고 한다(ㄷㄷ 강원도 무슨일이오 ㄷㄷ). 서울 사람들 오는 거에 신경쓰셔서 눈도 다 치우고 계시긴 하지만, 그래도 워낙 눈도 많이 있고 날도 추운 곳이라 신경쓰면 좋은듯.
웰커밍 공간(숙소와 물리적으로 연결된 공간은 아니고 민박지기분들이 사시는 곳에 마련되어 있다) 들어가자마자 너무 반겨주시면서 커피나 차를 한 잔 대접해주셨고 한참 공사와 조경 등에 대해서 집주인님과 수다를 떨었다(지인 찬스 짱)! 차랑 커피를 이것 저것 권해주시니까 내가 그동안 모아 놓은 차를 다 조공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수다 떨면서 시공할 때 이야기들을 했는데, 정말 집 하나하나 너무 신경 쓰셨단 기분이 들더라. 본인들이 살 공간과 민박 공간을 같이 지으셔서 그런 것 같은데 마감 하나하나가 너무 신경 쓴 것이 느껴짐(그리고 나의 결론: 이렇게 살려면 청소를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가!!). 물론 나는 멍멍이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워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 공간이 반려동물에게 얼마나 좋은 공간인지는 전혀 짐작이 안되고 디테일도 파악이 안된다. 그렇지만 사람을 환대해주는 분들이 사람에게 이렇게 예쁜 공간을 만들어 주셨는데, 이 분들이 반려견도 너무너무 사랑하시니까 당연히 반려동물들에게도 만족스러운 공간을 만들어 주시지 않았을까?
나는 사진을 안 찍었기 때문에 사실 이루와 공식 인스타에서 훔쳐왔다(훔쳐도 되는걸까?).
저 타일을 딱 보자마자 한 생각은 넷플릭스의 Motel Makeover. 두 여자 사장님이 여러 타일색을 고르면서 이 색 저 색을 발라보는데, 딱 이 색감이다. 이런 색을 부르는 이름이 있는데..실제 보면 더 핑크와 주황이 섞인 오묘하고 이쁜 느낌. 진한 초록색 잔이 너무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Motel Makeover에서는 공간을 instagrammable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유쾌한 경험을 하고 사진 찍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두 모텔 사장님이 오셔서 접객실을 보셨으면 짱 칭찬하셨을 듯하다.
역시나 사진이 있으나 사람이 있거나 잘못 찍었으므로 생략(?)하는데...한 켠에는 식물이 많다. Motel Makeover에서는 싱그러운 느낌을 위해 조화를 사용하게 하는데, 홍천 이루와는 진짜 식물(?)이다. 호에
차를 한잔 얻어먹고 나서 메인 숙소로 이동한다. 메인 숙소 사진도 인스타그램에서 훔쳤는데(?), 그 이유는 이 민박의 강아지 "가오" 사진을 발견했기 때문. 사실 가기 전에 지인이, 가오가 덩치 값(?)을 못하고 겁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가오는 억울한 표정을 정말 잘 짓는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나도 개를 무서워하는 편이라서, 개와의 조우가 너무 두려웠는데 - 이게 웬걸 ㅋㅋㅋ 가오는 나만 보면 슬슬 피함. 심지어 한시간 산책해서 조금 가까워 지나 했더니 다음날 아침 되니 모르쇠하고 도망(ㅋㅋㅋ). 너 이러기냐 내가 추운 홍천 산골을 1시간이나 같이 산책했는데!! 정말 겁도 많고 겁 많음이 눈물 그렁그렁 + 귀 쳐짐 + 꼬리 쳐짐 삼콤보 순서대로 딱 나와서 너무 귀엽고 웃겼다. 개가 저를 피한 건 처음이에요...... 가오 겁 많이 줄어들길.....
숙소에 딱 들어서면 맞이하는 전경이다. 부엌 식탁 공간인데, 정말 올리브 색에 진심인 깔맞춤.... 심지어 가위마저 구석에 초록색으로 맞춘 집착 광공 인테리어를 보고 나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여기 식탁에서 노트북 하는 사진 찍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보내줬는데, A 왈 - 성공한 커리어 우먼 같네. 삼성전자 다니는 B 왈 - 아니 어떻게 펜션에 비스포크가 있죠 칭찬드립니다. 이거 보고 나니까 잊고 지냈던 집안 인테리어에 관한 욕구가 또 치솟음쳤다. 사실 인스타그램에서 보이기만 아름답고 마감이 잘 안된 건물들도 많은데, 여기는 정말 마감이 너무나 깨끗하고 공사도 잘 되어 있었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된 것도 있겠지만 청소에도 진심이신듯(또 다시 청소를 열심히 안하는 나는 운다).
여기는 거실 공간. TV와 TV안에 비추는 소파(ㅋㅋㅋㅋ와 내손), 공기청정기, 나무가 있다. 공기청정기도 너무 예뻤다(?). 나는 마냥 인테리어 템인줄 알았는데 고양이 집사 가라사대 공기청정기 기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 타일(은 잘 안보이지만)이 까실까실해서 각질이 잘 벗겨지겠다고(ㅋㅋㅋ) 혼자서 생각했는데, 반려동물에 무지한 나에게 지인이 반려동물들이 미끄러지지 말라고 이런 타일 하는 거라고.......세심한 배려에 눈물을 흘립니다. 차마실 때 민박 주인분들이 이중창이랑 단열이 잘되었다고 했는데 진짜 단열이 잘되어 있었다. 온도를 조금 높게 설정하면 열이 안빠져서(단열이 잘되어서) 진짜 뜨거워서 통구이가 될 정도. 어딜 가나 주인 말대로 하면 손해를 안본다 - 너무 높지 않게 온도를 설정해야 나중에까지 적당하게 따뜻하다. 민박에 가면 민박의 법을 따르자.
TV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TVING이 다 나오는 것 같다(OTT에 진심이시구나). 그래서 덕분에 엔칸토:마법의 세계를 봤다. 한국에서 별로 인기가 없는 편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겠는 게 - 주제가 너무 많음ㅋㅋㅋㅋ 온갖 금쪽이들이 종류별로 다나오지만 결국 가족의 사랑으로 화합하는 그런 이야기랄까. 나는 그중에서 힘 쎈 언니가 나오는 노래가 가장 좋아서 이렇게 유튜브로 보여 드려봄. 이 언니의 등근육 너무 탐나요ㅠㅠ
여기는 방에서 보이는 바깥 마당. 아래 동그란 자리에는 조경하면서 불멍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고, 지금 눈밭은 조경해야 하는데 추울 때는 조경을 못한다고 한다. 땅이 꽁!
방과 화장실 사진은 못찍었는데(가자마자 짐을 다 던져 놓아서...), 방은 2개(한 방은 침대가 있고 한 방은 침대가 없다), 화장실도 2개이다. 화장실 2개는 둘 다 욕실이 있는데, 한쪽 화장실에서는 강아지들 목욕할 수 있는 시설(로 추정되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처음에 강아지 욕실인지 모르고 아니 여긴 욕실 단이 왜 이렇게 높아? 했다가 혼자서 아 여기 맞다 반려동물 민박이지 했음. 공간 설명은 인스타 맨 처음에 나오는 몇개 글에 상당히 잘 나와 있다. 온수가 정말 콸콸 잘나왔다. 너무 따뜻한 나머지 잘못 조정해서 손 델 뻔함 (아뜨아뜨!)
지인찬스로 가오와 한시간 산책을 한 후, 돌아와서 바깥에서 찍은 사진. 역시 나는 사진을 참 못찍는다(지붕이 기울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음). 나무 양 옆에 보면 철제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름에 오면 저기서 진토닉 타먹으면 너무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다(엉엉).
그리고 여기는 주인장님이 고기를 구워주신 곳(지인찬스 짱!). 바베큐 굽는 그릴이 좋다고 자랑하셔서 점심을 고기 먹었지만 저녁도 또 고기를 먹었다 ㅋㅋ역시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밤 8시쯤 밖에 나와서 고개를 젖혀 하늘을 봤는데, 이럴 수가 진짜 별이 너무 많았다. 별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 나는 머리 감은 직후 머리말리기가 귀찮아서 다시 안나갔는데, 지인들은 불끄고 밤에 나가서 다시 보고오더니 더 별이 많다고,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그 전에 봐도 별이 너무 많았는데, 정말 공기 좋고 물좋은 곳이구나 싶더라.
다른 사람이 정성 들여서 하나하나 완성한 공간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과 노력이 느껴져서 참 기분이 좋고, 또 거기에 사람 사는 느낌이 나면 따뜻해서 좋다. 나도 그런 공간을 완성할 수 있을까? 뒤죽박죽 맥시멀리스트에게 참으로 멀어보이는 아름다운 인테리어였지만, 잠깐 경험하고 온 것만으로도 한 주 내내 되새기면서 힘을 낼만한 그런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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