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139 돌아가는 길에 (2) -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을까? 1. 난 어떤 동료가 되고 싶을까.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편인듯 하다(나도 몰랐는데 줄줄 새어 나오는지 남들이 나랑 이야기해보면 다들 알더라). 왜 애정하냐고 물어보면… 처음엔 애정할 이유가 명확했던 것 같은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계속 좋아하는 것은 맞는데, 나를 로펌으로 이끈 많은 이들은 다른 길을 찾았거나 나와의 관계가 변했다. 그럼에도 아직도 애증을 느끼는 것을 보면 선동이 쉬운 사람인가보다(?).다행히 사람 운은 트인 편인지, 내 애정에 보답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애정을 쏟아서 반대로 선후배 동료들에게 진짜 많은 애정을 돌려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1을 줘도 10을 돌려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많이 보답.. 2023. 8. 13. 돌아가는 길에 (1) -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일단 로펌에 남아보기로 했다 1. 사실은 로펌에 적합하지 못한 유리멘탈이다. 멘탈이 좋은 편은 못되고 유리멘탈에 가깝다. 최근에 M언니랑도 이야기한 건데, 우리 둘 다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서 TV에 나와서 말하고 하는 유명인은 못될 것 같다고 했다. 능력이나 이런 걸 떠나서 사람들이 나한테 악플이라도 하나 달면 정신 못 차리고 벌벌 떨게 되는 면이 있다. 예전에 한창 SNS로 실제 악플 달린 DM도 받아보고 (얼마 전에 사진첩 정리하다가 그때 짜증났는지 캡처해놓은 것을 발견했는데, 누군지 몰라도 맨날 급하게 은행가는데 건널목 다 빨간 불로 바뀌고 집에서 나오다가 엄지발가락 문에 찧어라), 악플은 아니지만 시비를 걸거나 뭔가 엄살이다, 또 난리다 이런 식의 댓글도 받아 보았다. 그런 DM이나 댓글을 한창 받을 때 진짜로 멘탈이 좋지.. 2023. 8. 3. 돌아가는 길에 (0) - 사람마다 자신의 화두가 있다. 돌아갈 때가 되니 드는 끝끝내 미루어 두었던 잡생각들을 드디어 “해야”하게 되었다. 그동안 매일매일의 삶에 영향이 없다 보니까 더더욱 생각을 안하고 있었기도 하고, 지금 생각을 해보아도 답도 없는데 일단 즐기고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일부러 생각을 유예하기도 했다. 어떤 생각이나 불안감은 머릿속으로 유예하겠다고 수없이 생각을 반복하더라도 유예가 안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시간차/거리차에 몹시도 취약한 나란 사람은 일/회사/하루하루 쪼이는 스케줄과 멀어지니 아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그리고 강제로 여러 생각들과도 멀어져 버렸다. 짧다면 짧은 6년의 기간 동안 사람에 따라서는 중형 혹은 대형이 왔다갔다하는 로펌(아니 이러면 너무 특정되나?)에서 구르면서 경험적으로 배운 것인데, 오히려 좋은 인사이트는 끊.. 2023. 7. 28. 전자동 연필깎이에 꽂혀서 LLM 올때 과분하게도 회사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그냥 당장 생각나는 것 중 가장 유용한 아이템 두가지. 1. 1년만에 모두 잃어버려...사진이 없는 2개의 열쇠고리 2. 우리 비서팀에서 선물해준 연필깎이랑 내 이름 새겨주신 연필. 한국어는 (회사이름)의 하버드라서 창피하지만(...으악 으악 또 퇴사 마렵다...!!!) 미국서는 누가 알쏘냐 배째라. 연필 잃어버릴까 걱정하셨는지 이거 내 연필이라고도 써주심. 올때 캐리어에 자리도 얼마 없는데, 이걸 어쩌겠누 도리가 없네 하며 쑤셔 넣고 왔는데 웬걸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정말 많이 섭섭할뻔 했다. 로펌에 있을 때는 비서님들이 늘 연필도 새로 깎아줘서 연필깎이를 쓸 일이라고는 밤새다가 집중이 안될 때 뿐이었는데, 이젠 내가 깎아야한다. .. 2023. 7. 6. 오늘의 일기: 넷플릭스 4부작, 오바마의 일(work) 졸업식 시즌에 몰아쳐서 봐서 세부적인 내용은 건너 뛰면서 보았다. 몇 가지 흐름이 인상 깊기도 하고, 몇 가지 논의는 약간 진부하기도 하고. 서비스업 위주로 재편되는 현실, 근로자인지 아닌지 애매한 사람들, IT근로자 등을 비롯한 상위층 근로자의 손쉬운 이직, 상위 9%의 사람들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현실 등등.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양상들이어서 공감되는 면도 많았다. 연대에서 희망을 찾으라는 다소 낙관적인 결론을 맺지는 않되 (이 부분은 확신 없음...계속 건너 뛰면서 보아서) 그냥 본인이 고민이 되는 지점들을 여러 사례를 통해 썰풀기를 꽤 잘한, 문제제기를 잘한 다큐. 문제의식에 매우 공감이 갔음.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 내에서조차 세대 간의 "일"을 바라보는 시각.. 2023. 6. 7. 세계 어디를 가나 꼰대는 있지 지난주쯤 와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미국 로펌 파트너 변호사님이, 혹시 Paul Hastings에서 만든 ppt 보았냐며, 요새 미국 로펌에서 엄청 핫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아예 포스팅이 발견될 정도로 엄청 센세이셔널하긴 한듯. https://cecexie.substack.com/p/the-secret-about-non-negotiable-expectations the secret about "non-negotiable expectations"everything in life is negotiablececexie.substack.com 2023. 4. 20. 이전 1 ··· 4 5 6 7 8 9 10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