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시즌에 몰아쳐서 봐서 세부적인 내용은 건너 뛰면서 보았다. 몇 가지 흐름이 인상 깊기도 하고, 몇 가지 논의는 약간 진부하기도 하고. 서비스업 위주로 재편되는 현실, 근로자인지 아닌지 애매한 사람들, IT근로자 등을 비롯한 상위층 근로자의 손쉬운 이직, 상위 9%의 사람들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현실 등등.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양상들이어서 공감되는 면도 많았다. 연대에서 희망을 찾으라는 다소 낙관적인 결론을 맺지는 않되 (이 부분은 확신 없음...계속 건너 뛰면서 보아서) 그냥 본인이 고민이 되는 지점들을 여러 사례를 통해 썰풀기를 꽤 잘한, 문제제기를 잘한 다큐. 문제의식에 매우 공감이 갔음.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 내에서조차 세대 간의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다는 것. 오바마의 어머니, 장모님에게 "일"은 그저 고지서를 내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바마의 딸은 일에서 어떻게 보람을 느낄지 고민한다. 젊은 노동자들은 보람과 흥미가 부족해서 이직한다. 오바마는 딸의 시각이 매우 생경하다고 느낀다. 동시에 계층간의 시각도 다르다. 어떤 계층은 보람된 일을 하지만 맥도날드보다 낮은 시급에서 일하기 때문에 일을 지속할 수 없고, 가족의 상황 때문에 과도한 노동을 할 수 없어 낮은 임금을 감수하기도 한다.
일에서 보람을 느끼려는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일은 일로만 대해야 하나? 중간중간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잘 이룬 이민자 계층의 삶도 묘사가 되는데 이런 희망은 어디에서 올 수 있는 걸까?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부족한 세대(얼핏 더듬어보면 부모세대보다 못 살 수 있는 세대라고도 이야기한다)를 위한 대안은?
빌게이츠가 백신연구 지원할 때도 느꼈지만, 정점을 찍었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영향력을 미치려는 모습은 늘 놀랍다.이런 열정과 새로운 시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예전 같았다면 스스로를 돌아 보았을텐데, 이제 평범함에 못미침을 받아들인 나는 그저 놀랍다 정도의 감상과 나는 그럴 수 없다는 선긋기로 그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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