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너무 많이 하면 고민에 매몰된다. 아무 고민 없이 인생을 사는 것도 참 안될(?) 일이지만, 지나치게 고민을 많이하면 고민을 위한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에 빠지게 된다. 나도 잘 안그러려고 하는데, 일이 힘들고 몸이 지치면 부정적인 생각끼리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나를 잠식한다. 원래 답없는 것들을 고민하기 마련인데, 정신이 건강할 때에는 그 답없는 것에 답을 찾기 위한 "행위"를 하거나, 아유 이건 원래 답이 없으니 넘어가자 할 것이다. 그러나 정신이 건강하지 않고 신체가 지치면, 끊임없이 아 이건 아닌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답없는 고민을 계속하면서 답이 없으니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옥죄게 된다. 모든 답없는 고민은 적당히 끊지 못하면 돌고 돌아서 결국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깎아먹거나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와 배척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교 1학년때 이동진 평론가 수업에서 보고 충격을 받았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처음에는 노인 학대(?)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예전의 지혜와 경륜은 먹히지 않고 모든 것을 우연이 지배하며 안톤 쉬거는 어디로 튈지 몰라 끊임없이 서스펜스가 느껴진다. 사회가 빨리 변할수록 타인의 경험과 지식에 기대는 것은 어려워진다. 누구도 앞날을 모르고, 아무도 장담을 못한다. 그런 와중에 안톤 쉬거가 던지는 동전이 앞면일지 뒷면일지 고민하는 것은 답없는 상황에 대한 갑갑함만 가속할지도. 나에게도 답은 없지만, 누구에게도 답은 없다. 멘토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고, 그저 고민을 서로 들어줄 뿐. 대단히 유명한 사람은 못되더라도 날 지지해주고 좋아해주는 주변 팬들이 소중한 순간이다. 서로에 대한 사소하고 찌질한 애정을 바탕으로 또 단단하게 얽어가는 것이니까.
많은 고민이 들 때면 오히려 그냥 밖에 나가서 무작정 걷고 무작정 뛰고 공기를 쐬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런 행위를 하기가 굉장히 힘든데, 그냥 나가서 잔디도 보고 풀도 보면 또 치유되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스스로에게 너무 고민에 침잠하지 말고, 고민이 들어 힘들 때에는 5분만 달리기를 해보자는 다짐 하에서 써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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