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는 늘 목에 칼이 떨어지기 전에 칼춤을 춘다.
아무것도 안하고 뚱가뚱가 거리고 있다가, 5월 말이 다가오길래 Harvard Admission Page를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으로 합격 관련 책 안보내준다고 변명하던데 아무리 생각하도 돈 때문일 것 같기도 (...) 하단 말이지. 심지어 pdf 형태가 아니라 (아 왜) 인터넷 웹페이지로만 볼 수 있는데, 사이트들끼리 심각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봤던 내용이 어디 있었는지 못찾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엊그제 각잡고 보기 시작했는데, 다시 보다보니까 Medical & Immunization Packet(건강/접종증명서)가 엄청나게 required가 많은 것이 아닌가.....(!)
다른 학교로 유학가는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유독 뭘 많이 물어보는 것 같다고 했다. 예전에 UC 버클리 다녔던 친구 말로는 본인 학교에서는 MMR + MR 이렇게 그냥 통과시켜주기도 했다고 하고, 이번에 뉴욕가는 친구들은 왜 T dap 맞냐고 묻더라..... 캘리포니아 학교들은 오면 맞춰준다는 괴소문(?)도 들었다.
여하튼 온갖 required가 많은 걸 확인한 그때부터 헐레벌떡 자료를 수집하고 엄마 아빠한테 접종 증명서 보내달라고 난리 부르스를 치고 친구들에게 병원 섭외하느라 난리를 피웠다. 코로나 전이 었으면 "미국 유학" + "백신" 키워드로만 검색해도 병원 이름이 엄청 잘 나왔을 텐데, 그놈의 코로나19 백신 맞아야 미국갈 수 있나요 질문 때문에 검색이 잘 안되어서(검색 결과에 노이즈가 너무 많아져 버렸음) 실제로 어느 병원에 가야 잘 맞을 수 있는지(ㅠㅠ) 불투명해져 버림. 네이버에 검색하니 역삼에 있는 병원들만 나오고... 결국 그나마 회사에 가깝기도 하고 집에서도 가까운 편인 그랑타워에 있는 하나로의료재단병원홍보아님/홈페이지에 쓰인 것보다 시간 더 걸림/그래도 전반적으로 엄청 친절하심을 찾았다. 여기는 아예 홈페이지에 이민 검진 / 유학 검진을 소개하고 있어서, 나름 전문성(?)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사실 꼭 이런 이민 전문/유학전문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동네 의사선생님한테 가서 접종 증명을 받아도 무방하기는 하다. 그런데 하버드가 요구하는 list를 잘 보다 보니까, 어영부영해서 받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고 그냥 전문 병원 가서 돈 좀 태우고 항체 증명서도 그냥 다 내버리는 게 속 편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예전에 교환학생 때는 서울대 보건소 + 제주도 보건소에서 반반씩 증명서를 써줘서 증명서 여러개를 냈는데, 이번엔 도저히 보건소 시간 맞춰서 갈 자신도 없고 그거 서류 읽어서 써달라고 할 자신도 없고..... 그래도 이제 접종 맞고 서류 발급받을 돈 정도는 있길래 돈으로 해결(...)하고 그냥 이참에 백신이나 많이 맞자 모드가 되어버렸다. 참고로 가기 전에 네이버 검색 해본 바에 의하면 미국 유학 전문(?) 의원들에 가면 10만원 - 30만원 사이에 돈이 나오는 것 같고, 이 지점은 나도 마찬가지.
한국 백신 정보 전산화 / 내 나이의 문제인가
예전에 교환학생 갈 때 이미 경험했던 문제인데, 한국은 백신 접종 정보가 2000년 경에 드디어 전산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2000년 이전에 맞은 백신은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vs. 이에 대비하여 미국은 의사가 싸인을 해준 기록을 상당히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건 좀 당연한 것 같은게, 나라마다 시스템이 다른데 그걸 다 입증할 수는 없으니까....의료인의 조언을 믿을 수밖에 없겠지.
이 지점에서 여러 가지 신박한 방식이 등장하는데.....!
(1) 아기수첩의 POWER 증명력: 대한민국의 경우 2000년 이전 baby들은 아기 수첩에 백신 맞은 날을 잘 기록해서 가지고 있고(전산화 전에는 아기수첩의 공신력이 상당했다!!) / 또 초등학교-중학교 정도까지의 건강검진 표를 각자에게 나누어준 경우들이 있다. 나는 이 2가지가 모두 있었고, 보통은 아기수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의사선생님이 이걸 보고 내가 접종을 받았단 것에 사인을 해주신다.
(2) 정부의 예방접종증명서: 2000년~2001년경 맞은 백신부터 나온다. 이걸 보면 난 MMR은 안맞고 MR만 맞은 신기한 사람이 됨. 이건 병원에서도 내 주민등록번호 알면 조회가 되는 것도 같다.
(3) (1)과 (2)에 모두 없다면, 결국 남은 방법은 Power 항.체.검.사. 그리고 당신에게 만약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이를 다시 맞으셔야 하는데....대부분의 백신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30일 정도 간격을 두고 맞아야 미국 사람들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인정해주는 백신이라서, 합격 발표하고 바로 Medical & immunization Packet 부터 시작하는게 옳았겠다는 (ㅠㅠ) 생각이 든다. 뒤늦게 대충대충 살다가 큰일 나는 st로 진화하였습니다.
하버드가 나에게 맞으라고 요구하거나 권고한 백신 List(Immunization Packet)
[강제] MMR(Measles - Mumps-Rubella): 2 Shot(#1은 생후 1년, #2는 #1 맞고 28일 이후)
요새 태어난 아기들은 다 맞을 것 같은데, 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이다. 나는 91년 생이고 90년 생들과 학교를 다녔는데, 이때 한국의 트렌드는 아기들에게 생후 1년 후 MMR을 맞추고, 그 이후에 초등학교 때쯤 MR을 맞췄다. 병원 갔더니 선생님 나이보니까 MMR 2번째 샷 안맞았으니 맞아야 한다고....그리고 맞게 기억하는지는 모르겠으나 MMR은 생백신이라 수두 검사가 끝나고 맞아야 한다....수두 항목 참고..
[강제] Varicella(ChickenPox): 2 Shot(#1은 생후 1년, #2는 #1 맞고 28일 이후)
난 수두 주사도 1번 맞았고, 아기 때 수두도 걸렸다. 그러나 역시 전산화 전이라 의료기록은 없고, 내가 다녔던 소아과는 원장선생님 사망과 함께 어디로 간지 알 수 없(ㅠㅠ)... 그리고 미국의 권고사항은 (i) 확진 후 나은 기록이 있거나, (ii) 1995년 이후의 Varicella 백신 2샷인데 내가 태어났을 때 한국은 1995년 이전에 백신 1샷만 마치는 것이 트렌드였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병원 갔더니 선생님 일단 수두 검사하시고 항체 없으면 2번 다시 맞으셔야 한다고..... 제발 제 몸에 항체 있게 해주세요.
검사 담당해주시는 직원 분 말로는, 수두의 경우에는 MMR을 먼저 맞아버리면 항체 검사했을 때 간섭이 발생해서 MMR 검사를 더 뒤에 한다고 한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내 피로 검사하는 건데 일단 피 뽑고 검사하고 MMR 하면 되는거 아닌가?) 여튼 그럴싸 해보여서 그냥 ㅇㅋ 하고 왔다.
[강제] Hepatitis B: 3 shot(1회, 4주후, 8주후)
한국 사람 90년대 초반 생들은 다행히 다 3샷을 맞았다. 문제는 뭐냐면...한국은 1회차, 1달 후, 1달 후 이렇게 맞춰서 미국이 요구하는 간격 따위 맞지 않는다는 것(ㅠㅠ). 병원에 검사 담당 직원이, 하버드 관련해서 그냥 써서 보냈다가 잘린 적이 있는데 귀찮으니 그냥 피검사하면 어떻겠냐고 하셨다(약 35,000원). 아주 상술로는 안 느껴진게,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 전년도 건강검진에서 항목 잘못 체크해서 거의 모든 항목 피검사를 다한 기억이 나서 말씀 드렸더니 그러면 일단 그 결과지 보고 이야기하자고 하고 빼주셨다. 그리고 다행히 저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B형 간염 백신님 감사합니다ㅠㅠ
[강제] Tdap(Tetanus/Diphtheria/Pertussis): 2013년 1월 1일 이후의 것
디프테리아(Diphtheria)·파상풍(Tetanus)·백일해(Pertussis) 주사다. 사실 미국 교환학생 가면 많이 요구하는 거기도 해서, 10년 전에 DC 교환학생 갈때도 파상풍 주사 맞았다. 그런데 그때는 이보다 하나 낮은 등급인 Td 주사(파상풍, 디프테리아)를 맞았는데, 하버드는 TD를 인정 안해줘서 꼭 Tdap을 맞으라고 신신 당부를 한다. (하)
오늘 검사 담당 직원 분 말에 의하면 Tdap은 사백신이라서 수두 검사랑 상관이 없어서 일단 맞춰준다고 했다. 그리고 코로나도 사백신이므로 같이 맞아도 무방하다고 직원 분이 말했는데, 무서워서 의사선생님에게 말했더니 같이 맞아도 무방하다는 것이 원칙이나 시간을 띄울 수 있으면 띄우시던가라는 그런 답을 주셔서 ㅋㅋㅋ마치 내가 일할 때 하는 말 같아서 혼자 웃고 다음주에 맞기로 결심.
[원칙 강제] Meningococcal: 뇌수막염
21살 이하의 친구들은 원칙적으로 맞아야 한다. 다행히(?) 나이가 많아 맞지 않고 뇌수막염 걸려도 학교에 안따지겠다는 Waiver를 내면 안 맞아도 된다.
[강제] Flu Vaccine 독감주사
이거 다시 또 맞아야 하는데... 2022. 7. 1 ~ 2022. 12. 31. 사이에 한 번 맞아야 한다. 지금 당장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닌 상황. 가기 직전에 맞고 갈지, 혹은 가서 맞을지는 고민 ing.
(update) 독감주사 물량이 한국에 없어서 못 맞았다. 하버드에 오면 공짜로 맞춰주고, 말한 기간 보다 늦게 맞아도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공짜로 맞춰줄 때 맞는 것을 추천.
[강제] 코로나 19(2샷) + 부스터샷
2월에 코로나19 걸려서 안맞고 버티고 있었는데 맞아야 한다. (눈물) 다음 주에 맞으러 갈 예정... WHO가 인정한 백신만 가능하므로, 아스트라 제네카와 J&J(얀센) 백신도 가능.
(update) 위 Flu 맞을 때 4번째 샷을 맞았다....아무도 요구하지 않았으나 학교에서 원해서...앞으로도 요구할지는 잘 모르겠다. 안맞고 싶었는데 맞았다.
[강제] 결핵검사 Tuberculosis Baseline Testing
서류에 결핵 위험 요인이 없으면 검사를 면할 수 있는 것 처럼.... 써두셨으나.....현실은 "ASIA"가 residing country에 들어가는 순간 무조건 결핵검사지를 내야 한다 ㅋㅋㅋㅋ(OMG) Skin Test(PPD)와 혈액검사가 있고, 오늘 병원에 갔더니 PPD는 일주일에 2번만 하신다고(엉엉). 그런데 PPD는 가격이 2만원대고, 혈액검사는 6만원대라서 그냥 PPD 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병원도 한 번 다시 가야하고.
[추천 백신들] Gardasil, Hepatitis A, Twinrix, Polio, Typhoid, Yellow Fever
나는 그냥 다 안맞으련다...
이래저래해서 내가 맞아야 하는 백신은: MMR(#1), Tdap(#1), Covid 19(부스터샷)
이래저래해서 내가 검사한 것은: 수두(chicken pox), B형 간염(운좋게 면함), 결핵 피부반응 검사(아직 안함)
백신 맞으면 다음날 힘든데 아주 종류별로 골고루 맞는구나.....이번에 맞고 파워 건강하길..
하버드의 건강검사 설문지
Packet에 포함된 서류 중 하나는 "Healthcare provider's report"이다. 기본적인 건강검진 정보가 들어간다. 키, 체중, 그동안 겪었던 심각한 부상(그들이 알아야 할 것), 현재 치료 받고 있는 것, 이상한 결과 있는지, 감정 이슈 등이 있다.
병원에서는 기존에 했던 건강검진이 있으면 그에 따라서 해주시겠다고 했고, 아니면 기본 건강검진을 다시 받으라고 했다. 다행히 작년말에 직장건강검진을 해서 그걸 제출 드렸는데, 문제는 거기에 경미하게 우울하다고 나왔는데...현대인은 다 경미하게 우울한거니까 괜찮겠쥬?
이것도 의사선생님 사인을 받아야 해서, 의사선생님이 모두 영어로 적어야 하므로 Medical Record Fee가 추가로 또 들었다(따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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