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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나의 변호사 생활기: jot down

퇴사 욕구가 차오를 때 다시 바라볼 글

by 적일행 2023. 3. 4.

퇴사하고 싶은 욕구가 차오를 때 주변인들이 많이 해줬던 조언. 그리고 어느 날 이걸 제가 똑같이 후배들에게 말했더라구...?! 나에게 울림이 있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나도 모르게) 똑같이 말했다고 생각.

 

      • 영원히 길이 없고 층층시야라 답답할 것 같지만, 선배들도 나이가 들고 여러 저러 퇴사하는 사람도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인적 구성은 바뀜. 단순히 "위가 많아서" 길이 안보인다고 느끼기에는 아직 연차가 낮으니 걱정하지 말 것. 정 안되면 다른 업무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을 것임.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퇴사하기 전에는 잘 모른다. 지금 장점은 당연하고 단점은 너무 큰 거스러미처럼 느껴지기 때문에.회사 내에 너를 걱정하고 좋아하고 마음 쓰는 사람이 참 많은데, 막상 나가서 이것들을 잃어봐야 네가 잃었다고 생각할 것.어떤 문제들은 시기가 지나고 나서야 이해가 됨. 지금 너에게 충분히 괴롭고 언제나 지나갈 것. 그러나 그 안에 있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괴로운 것.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자.
      • 모두가 너에게 조언을 자기가 경험한 것으로만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너의 고민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있다. 각자 경험한 바를 이야기하는 것을 충분히 듣고 귀담아 들어라. 그렇지만 그걸 따를 필요도 없고 그에 구속될 필요도 없다.
      • 충분히 소통해라. 왜 나가려고 하는지, 내가 원하는 A라는 결과는 퇴사를 하면 쉽게 달성된다. 모든 것이랑 단절되니까. 그렇지만 퇴사 전에도 A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예를 들어 몸이 너무 힘들면 휴직을 해본다거나, 일이 너무 안맞으면 다른 팀을 가본다거나, A는 절대로 난 할 수 없기 때문에 carve-out 시켜달라거나 등등). 물론 이런 것을 얻는 방식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 단순히 싫어서 회피하려는 마음으로 퇴사를 마음 먹으면 장기적인 의미에서 damage를 입는 것은 너 자신일 수 있다. 
      •  로펌의 장점은 어쨌든 비슷한 전문가 집단이고 변호사들이 메인이라는 점. 변호사가 없는 집단에 가게 되면 나를 끊임없이 다른 언어로 설명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그런 스트레스가 없는 것도 큰 장점
      • 너는 본질적으로 일을 좋아하고 일을 잘해서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보자.
      • 어떤 직업이든 3가지 점수로 생각해보자. 연봉/라이프/적성&흥미. 이 3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직업은 정말 삶을 행복하게 해준다. 그런데 이 3가지를 모두 100으로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중 일부를 적정한 균형 점수(각자에게 맞는)로 채워야 할 수밖에 없다. 어떤 직업이든 굉장히 별로인 면이 상존하기 때문에, (i) 내가 일을 사랑할 구석이 있되 (ii) 다만 스트레스는 상수이니까 스트레스를 있는 건강한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각자에게 적정한 점수는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성향 + 나의 DNA가 많이 좌우를 해서, 사실 원래 열정적인 면이 있으면 그게 아예 바뀌지는 않는 거 같음. 다만 (ii)의 스트레스 상수를 잘 관리하지 못해서 정신적인 크나큰 문제로 나타나면 (ii)를 회피하기 위해서 잠시 거리두기와 멀어지기를 해야하지만 나를 회복하고 나면 나의 성향이 다시드러나서 그 성향대로 내 일을 사랑할 구석을 찾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