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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얼렁뚱땅 뉴욕변호사 되기

NY bar 중간경과 + 졸업까지 약간의 정신 없음

by 적일행 2023. 4. 14.

지난 주부터 갑자기 되는 일이 좀 없다. 너무 놀아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자꾸 하던 일들이 꼬이는 중이고 집중력도 엄청나게 떨어졌다. 그래도 게을러서 뭘하고 있지를 않음. 어쩜 좋니. 사실 정신 딱 차리고 딱딱하면 금방할 일들인데도, 내가 하지를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누군가한테 하소연할 수도 없고 그냥 모든 것은 내 탓이로소이다 느낌이다. 돌아가면 게으르지도 못할테니까 그냥 게을러버리는 것이 나으려나! 요새는 예전처럼 하나둘씩 딱딱 챙기는 똑순미가 확 떨어지고 그냥 될대로 대라 대충 사는 느낌이라서 사람이 늙으면서 변한건지, 내가 원래 그랬던 것인지 감도 오질 않는다. 

 

이렇게 티스토리에 왈왈거리는 글을 남겨도 될지 모르지만, 일단 왈왈거리고 싶은데 왈왈거릴 데가 아주 많지 않으므로 여기다가 토해내어 본다. 사실 스트레스의 수준이라는 것이 크게 높지는 않다. 일할 때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고, 회사 다닐 때의 나를 본 사람들은 그냥 평소의 너같다고 할 듯. 그런데 그동안 너무 스트레스 없이 살았어서인지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것 같기두. 인생의 파고를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평화로운 상태이다. 정말 급했으면 네가 아주 급하게 모든 것을 하고 있겠지. 

 

 

A. 정신없이 tax 꼬여서 공중에 70불을 날림 (택스 자동 입력 프로그램에 잘못 기입해서...흑흑 아이고 아까워라ㅠㅠ). 결국 택스리포트를 한번 더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짓고 (아오씨) 우편으로 어찌저찌 보내어서 간신히 마무리함. 우편도 잘못해서 엄청 비싼거 할뻔했는데 결국 10불로 타협보았으나 사실은 더 낮은 가격 물건이 있었다고 합니다.jpg. 그래도 친구들이 택스로 그 정도만 돈 날린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주어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 

 

B. 겨울에 바브리에서 엄청 메일 오길래 무시했는데, 그때 결제했어야 200불이 싼 것이었음. 이렇게 된 이상 그냥 테미스로 갈아탈까 싶기도 하고 마음이 갈팡질팡함. 

 

*뉴욕바 수업은 barbri, themis, quimbee 등이 있는데 바브리가 전통 강호인데 좀 비싼 편이고 테미스가 싸고 양이 적다고 함. 무엇을 택해도 그닥 차이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 LLM 하면 각 학교별로 바시험 준비하는 회사에서 사람 파견해서 상담도 해주고 학생대표도 정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면 됨. 바브리가 가장 먼저 움직여서 디파짓을 받고 중간중간 할인이 뜨기는 하는데, 테미스가 괜찮아 보이기도 함. 테미스로 그냥 갈아탈까하다가 그냥 바브리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C. 이건 창피하고 그냥 내 잘못인데 NYLE  시험(휴....! 나 말고 아무도 안 떨어지는 것도 같은데!!) Fail함. 공부를 하나도 안한 내탓이지 누굴 탓하겠는고. 하루 반 정도 공부를 했더니 똑떨어졌다. 풀 땐 다 맞은 줄 알았는데 50개 중에 27개 맞았더라. 3개만 더 잘 찍었다면 다시 치지 않아도 되었는데....너무 아깝다는 무슨 공부를 했어야지 하고 J언니에게 일침 당함. 맞말이라 할말이 없다. 그래도 오늘 스윗하게 독일인 친구가 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같이 커피도 마셔주고 대세에 지장없지 않느냐고 했는데 그것도 또 맞말이라 금방 기분이 풀렸다. 

 

 

아무튼 뉴욕바 요건을 채우려면 여러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0. 미리 한국 성적표 가능하다고 평가 받기.  (checked) 

1. 학교 수업듣기. 이건 학교에서 들으니까 되었고... (전부는 아니고 들어야 하는 요건이 있음) (checked)

2. MPRE: 법조윤리 시험. 이건 가을에 높은 점수로 되었음. 이때는 혹시 안될까봐 정말로 공부를 좀 했다. 이때 점수가 높았던 것이 NYLC의 나를 방심하게 만든 것 같다. (checked)

3. NYLC 강의 (72시간) 듣고 NYLE 하기. 이건 가을, 봄, 그리고 붙고 나서 이렇게 3번 이상 기회가 있는데 ...오늘 3월에 친 거 결과가 나왔는데 공부를 하루만 했더니 3개차로 똑 떨어져부림!! 이럴 수가....창피하다. 살면서 이런 류의 객관식 시험 fail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갑자기 NY bar를 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9월 14일에 출근해서 다시 쳐야하는 상황이 되었네 싶어서 갑갑하면서도 차라리 뉴욕바를 치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 한국이랑 미국 시차가 엉망인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Again)

4. NY bar 시험 7월에 치기. 미국 애들은 학교다닐 때 바시험이라고 따로 시간내어서 공부하지 않고, 로3을 그냥 보낸 다음 마지막 2-3달 간 빡세게 공부해서 출근하는 것이 일반적임. 외국인도 그래도 될지는 알 수 없으나, bar prep 코스들이 다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서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함. (이제 해야함)

5. 봉사활동 50시간. 학교에서 하는 clinic 동아리를 신청해놨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건 아닌데 갑자기 예상못하게 치고 올라올 때가 있다. 이번에도 딱 그랬다ㅠㅠ또 엉망진창으로 해서 줬는데, 모르겠다. 제발 대충 넘어갈 수 있기를 바라요. 10시간 정도 봉사활동 동아리로 채운 것 같은데, 1학기부터 했으면 그래도 20시간은 찼을 거라서 다행인데 말이지. 원래 한국에서 pro bono를 많이 했었는데, 휴직하고 난 다음엔 마음이 힘들어가지고 아무런 pro bono를 하지 않았다.

 

흠 그런데 다시 찾아보니, 오래 된 probono를 해도 되는 것 같구 헷갈리네.

https://ww2.nycourts.gov/sites/default/files/document/files/2018-07/FAQsBarAdmission_0.pdf

 

If you were enrolled at an ABA-approved law school and you are seeking admission to practice in New York on examination, you will need to complete 50 hours of qualifying pro bono work before you apply for admission to the New York bar. Only eligible pro bono work performed on or after May 1, 2012 will satisfy the Rule. The Requirement need not be fulfilled before a law student applies to take the New York bar examination; rather, the 50 hours must be completed before filing an application for admission.

 

한때 1년에 100-200시간씩 프로보노를 했었는데 지금 프로보노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그저 웃프다. 변호사로서 가지던 초심을 얼마나 많이 잃었나 생각해본다. 내가 초심을 잃는 시간 동안 회사도 얼마나 초심을 많이 수정하고 잃었는지도 생각해본다. 원래도 용기없는 쫄보였지만 패기도 없고 대충 사는 인간 1이 된 것이 참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예전엔 그래도 뭔가 좀 해보려는 노력을 했고 인권 의식(?)도 나름 좀 있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모든 관심을 잃고 약간의 속물적임이 더해진, 그렇다고 신나게 돈 쓰는 사람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D. 봄학기 끝나고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이던 남미를 여행가기로 했다. 비행기표 예약할 때 미국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2개 예약한 줄 알아서 하나를 취소했더니, 그게 아니라 그냥 뭔가 잘못된 거라 표가 다 날아갔다. 결국 오늘 황급하게 표를 한 개 더 예약함. 그래서 아침 6시 비행기 출발 비행기가 당일 새벽 12시 출발 비행기가 되었다. 오히려 리마 도착하는 당일에 숙소 예약 안할거라 얼마 정도는 더 아낄 수 있어서 이득일 면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손님이라서 페루 여행사가 나를 싫어할 것만 같다. 안가본 동네를 가는 것은 아직도 참 많이 무서운데, 남미 지역은 한번도 안가봐서 그런지 무섭다. 

 

그냥 일상 소회로 - 너무 놀고 있어서 그런지 길에서 돈도 줄줄 새고 집중도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1학기보다 많이 멍청해진 것 같기도 해서(ㅠㅠ) 술을 그만 먹었어야 하나 싶기도 하구..... 내 자신이 상당히 걱정되는구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오늘 약간 stressed된 상태였는데, 친구들이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돈으로 해결되면 아무것도 아니다. 미국 와서 너무 돈을 초과해서 안쓰려고 애쓰면서도 여행을 너무 많이 예약 + 술을 너무 자주 마셔서 고정 비용이 많이 나가고 있고, 한국에서 봐두었던 집이 생각보다 보증금이 내려가질 않아서 지금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 같다. 스트레스 받지 말자.... 가서 돈 벌면 되지. 

 

E. 마지막으로 페이퍼... 이제는 진짜 교수님이 나를 처형할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빨리 써야 한다. 사람들 다 쓴 것 같다 나빼구...이번주 다음주엔 약속을 일부러 많이 안 잡았다고 쓰고 그래도 있다. 그만 놀구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