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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나의 변호사 생활기: jot down

무더운 여름과 장마, 그리고 냄비 태움

by 적일행 2024. 7. 30.

https://music.youtube.com/watch?v=cbuZfY2S2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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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fi 뮤직을 검색했더니 코딩할 때 듣는 노래래서, 코딩하는 기분으로 쓰는 글(아니 코딩을 이렇게 촉촉한 음악 들으면서 원래 하는 거야?)

 

한동안 티스토리가 뜸했다. 6월과 7월에 뭔가 바쁜 일이 있던 것일까? 생각이 잘 나지를 않는다. 무엇인가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는데 어떤 일들이 있었길래 정신이 없었나 싶기도 하고, 일을 많이 한 것인지 놀기를 많이 논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요새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을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있어서인지 하루의 괴로움과 일주일의 괴로움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상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인생이 원래 고통이란 것을 받아들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리고 최근 냄비 태워먹은 고통 속에 살고 있어서 그 전 일들이 기억 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함. 역시 작은 고통은 큰 고통으로 잊어야 함.

 

일.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는 타임시트를 일기처럼 꺼내 먹어본다(?). 어쨌든 하루의 대다수가 이 타임시트에 대략적으로 기록이 되어 있으니, 극도의 사생활이 아닌 이상(나에게 매우 드문 부분이다 극도의 사생활) 흔적이라도 남아 있기 마련이다. 하다 못해 후배 상담, 선배와의 협의, 마케팅, 수임/수행 협력 등등 어떠한 명목으로, 아무리 작은 시간의 조각이라도 기록해 버릇을 했더니(물론 이런 논빌코드들은 많이 낮춰쓰게 된다) 흔적이 나이테처럼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생각해보니 6월초는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현충일은 용케 쉬었는데 전후로 계속 출근을 했고, 하루는 내가 쓴 용역 보고서에 내가 놀라기도 했다.  앉은자리에서 그냥 생각 나는 것들을 막 적었는데, 워드 마크업 기능을 켜고 적었더니(어느 순간 워드 마크업엔 수정시간까지 다 기록 된다. 기술의 발달이 날 괴롭히는군) 후배가 놀라기도 했다. 1분 전에 문장 6개 쓴 흔적이 있는데 그 다다음 페이지도 1분 후라고. 진짜 일필휘지로 양을 채워 넣는 것에는 도가 튼 것 같기도 하고. 그 전에 미리 쓸 수 있었던 것을 게을렀던 것 같기도 하고. 

 

수임제안서를 몇 번이고 수정을 했다. 고통스러웠다. 이런 류의 일을 처음 해봐서 정말 드물게 손발 안맞았다. 일을 위한 일을 하는 느낌이라 고통이었는데, 이제 진짜 일의 단계에 접어든다. 얼마나 더 크나큰 고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마음 맞는 후배를 하나 끌어왔다. 이제 나를 떠나가겠군. 이렇게 세월이 움직이고 세월이 간다. 

 

7월에는 일을 많이 안했다. 휴가를 가려고 있는 일들을 떨구는 데 집중 했다. 몇달 째 밀리고 밀리던 딜은 하필이면 휴가 때 클로징을 했다. 후배에게 민폐를 끼쳤다(준비할 게 많지는 않았는데, 워낙 f/u이 안되어 있어서 좀 떨렸을 듯하다). 오퍼레이션 하던 일은 선배에게 던져두었다. 함께 여러 매터를 처리하는 후배가 완전히 초안을 전담해야 해서 고생을 했다. 고객님이 휴가 중 일을 주었는데, 어째 내가 휴가 간 것을 알았는지 하루를 슬쩍 기한 연장해주셨다. 그 기한 연장에 슬쩍 편승했다(바로 보낼 수도 있었는데 약간 여유 있어 좋았다). 많이 고마웠다.  시차가 나서인지 휴가지에서 새벽 3시에 전화가 오기도 했다. 놀라운 건 깨어 있어서 받았다. 열차 안에서 일을 하고(많이는 안함, 아주 조금 함) 휘리릭 보냈다. 그래도 사이사이 열차 이동을 넣어둔 것은 잘한 일인 듯하다(내가 일하려고 넣은 것은 아닌데 일할 시간이 아주 충분히 확보되었다). 

 

가끔 고객이 돌아오기도 하고(작은 일이지만 돌아온다는 점이 신이 남), 칭찬을 해주는 분들도 있다. 물론 점잖은 분만 만나 그렇겠지. 누군가는 뒤에서 아주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많은 일들이 나에게 어떤 흔적과 기스(!)를 남기고 있을까. 지나간 일들의 향연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점점 후배들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 감이 사라진다.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글과 공부.

평소답지 않게 교수님들과 대학원 학우들을 많이 만났다. 논문을 쓰라 했다.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 공부를 해야 한다. 만나고나면 반짝이는 학우들과 동기들 덕에 약간 흥미가 생기다가도 지레 못하게 된다. 뭐든 해야 버릇이 드는데, 하는 버릇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 대강 때우고 대충 막아버릇을 했더니 도저히 글을 시작할 수가 없다. 10월까지 뭐라도 하나 쓰라고 했다. 벌써 7월 말이다. 마음이 갑갑스럽다. 

 

기고문을 쓰고 있다. 여기저기 쑤셔보고는 있는데, 어떤 글이 독자에게 좋은 글인지 모르겠다. 어떤 독자를 타겟으로 삼아야 하는지도 애매하다. 신기하게 농업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어서, 농업과 관련된 신문에 기고를 제안해볼까 생각해본다. 기고문도 고통스럽다. 기자님들이 글을 지적할 때마다 넙죽넙죽 수정하고 있다. 글도 안 써 버릇하니 영 파이다. 

 

생활, 그리고 탄냄새

한 것 없이 분주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보려고 했는데, 한달 반 동안 세번 가고 더 이상 못갔다(아쉽). 한 번 가면 체력 소모가 너무 커서 도저히 많이 할 수가 없다. 필라테스 실력은 늘지 않고 있다. 대충해서일까? 자세 교정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은 느낌과 스트레칭에 대강 만족해본다.  발등이 다시 말썽이다. 조만간 정형외과 가야지.

 

가장 끔찍했던 것은, 여름 휴가 다녀오고 집에 불 낼뻔 한 것. 회사 근처 식당 부대끼기도 하고 돈도 아끼고 시간도 아낄겸 도시락을 많이 싸고 다닌다. 오랜만에 도시락 싸려는데 냉동해놓은 밥이 없어서 냄비에 불을 올렸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냄비에서 밥이 완전 검은 숯이 되었다. 날씨가 끈적해서 바람이 안불어서인지 연기 빼는데 엄청 고생하였다. 

 

첫째 다행은 불이 나지 않은 것, 둘째 다행은 내가 연기를 거의 안 마셨는지 나에게 영향이 별로 없는 것, 셋째 다행은 집에 고장나거나 깨진 부분이 하나도 없던 것. 진짜 이정도에서 그치기를 천만다행이다. 

 

그래도 피해는 적지 않다. 당연히 냄비는 바로 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냄새. 거실에 끔찍한 냄새가 났다. 옷방 문과 작은 방문도 하필 열어 두어서 옷방에서도 끔찍한 냄새가 났다. 계속 환기하고 탈취제를 뿌리고 있다. 이런 저런 방법을 찾아봤는데 안되면 업체 불러야 하나보더라. 업체도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라 해서 일단 주말 내내 벽과 방을 닦고 옷을 빨았다. 섬유는 빨면 괜찮아 보이는데, 다시 마르면 냄새가 연하게 난다. 점점 옅어지고는 있다. 탄 냄새는 언젠가 사라질지어니... 

 

제일 꼴 보기 싫은 것은 편백수 광고. 편백수 뿌려도 탄 냄새 잡는 것은 불가능. 탄 냄새로 검색하니 너무 쓸데 없는 정보가 많이 나왔다. 확실한 검색 키워드는 "화재냄새"였다. 

 

 

집에서 냄비 태웠을 때 정독해야 할 글 2개. 이 글들을 정독하고 나도 작업을 시작했다.

 


 

1번 글

https://blog.naver.com/hello_hwaya/222993255957

 

냄비 태웠을 때, 집에 탄 냄새 날 때, 셀프로 탄 냄새 제거하는 방법

퇴근하고 집에 와 문을 여니 탄내가 났고 깜짝 놀라 불을 켜보니 연기가 자욱했다 범인은 오늘 아침,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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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강조하는 포인트는 다음 4가지.

1. 환기 - 그래서 일주일 내내 비올 때 빼고 대체로 창문 열고 지내고 있다. 놀라운 게 창문 닫으면 어디선가 냄새가 스멀스멀 다시 올라온다. 그래서 그냥 소파를 버려야 할 듯하다. 소파 버리고도 냄새나면..그때는 원인을 정말 감지해야 할 판.

2. 캔들 켜기 - 나는 안했다. 캔들 켜는게 일산화탄소 더 많이 나와서...이걸 기다리고 있기도 그렇고 불 날까봐 무서웠던 다음이라서 생략함.

 3. 스팀다리미로 베이크아웃 - 너무 신기한데, 이 분들이 베이크아웃하면 벽지에서 냄새가 나온다고 했는데, 나는 벽지에서 전혀 냄새가 안났다. 문, 몰딩 뭐 할 것 없이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다시 시도해봐야할지도. 하필 이 분이 나랑 다리미도 같아서 동질감 느꼈음.

4. 물티슈로 닦고 소독제 뿌리기 - 이건 많이 했다. 물티슈 그냥 사지 않고 구연산이랑 베이킹 소다 든 청소용 티슈 사서 온 집안의 벽까지 다 닦았다. 

5. 옷, 이불 세탁 

 

2번글: 1번글의 원조격인 글

 

탄냄새에서 절대 하면 안되는 것

https://m.blog.naver.com/stubbornest/222752275497

 

탄 냄새 제거 : 절대 하면 안 되는 몇 가지

이것은 지난주 화요일의 기록... 😱 실제로 급한 마음에 인터넷에 글 몇 개 찾아보고 실행했던 방법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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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냄새 청소 팁

https://m.blog.naver.com/stubbornest/222772781603

 

탄 냄새제거 : 청소 팁 & 청소용품 (feat. 다이소)

탄 냄새와의 전쟁 서막 1, 2탄 👇👇 왜 탄 냄새 제거 후기에 관한 글이 별로 없고 광고만 있냐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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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 사용하기

2. 기름때 세정제, 과탄산소다 사용하기 


 

위 글들 보고 몇 개 아이템도 구매하고 작업을 시작함.

 

1. 베이킹소다/구연산 들은 청소포 사서 집을 다 닦음. 벽도 닦고, 천장도 전부는 아니지만 군데군데 닦음. 그런데 저 분들이 기름 때가 노랗게 나온다고 했는데, 나는 그 정도로 나오진 않더라. 아주 냄새가 심한 것도 다 닦아 봤는데, 몇 군데는 노랗게 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한 번 닦고 나니까 더 이상 나오는 것이 없었음. 

2. 기름 때가 안 나오길래 스팀 다리미로 닦았던 데 쏘여 봤는데, 글쎄 이것도 그다지 나오는 것이 없고 냄새는 올라와도 기름 때까지는 나오지는 않음. 몇 군데는 확실히 나오긴 하던데, 한 번 닦고 나니 더 이상 잘 모르겠다.

3. 가끔 지나가다가 코로 탄 냄새가 확 스칠 때가 있는데 이걸 원인을 모르겠다. 개코가 아니어서 그런가ㅠㅠ이제 탄 냄새가 엉킨 집에 살다 보니까 어디가 냄새가 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확실히 냄새가 많이 나는 주범은 소파와 환풍기인데(주방환풍기) 주방은 후드를 청소하는 정도 문제가 아니라 환풍기 자체가 망해 버려서 우째야할지 모르겠다.

4. 인터넷 폭풍 검색하여 다음 2개의 아이템 구매.

(1) 베이크아웃볼

https://smartstore.naver.com/urte/products/3554887749?NaPm=ct%3Dlz7yybgw%7Cci%3Dcheckout%7Ctr%3Dppc%7Ctrx%3Dnull%7Chk%3D3591768238d59eacccdbf0b594cc6da0a16fa4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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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당일에 당황해서 일단 구매한 건데, 효과가 뭐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다. 이거 넣었다고 냄새가 안나는 것은 아니고 이게 걸린 지역만 냄새가 조금 덜 해짐. 그렇지만 포름알데히드 잡는다고 하니까 일단 계속 걸어는 두고 있음.

 

(2) RMC코리아가 수입하는 악취제거제 RX60.

https://smartstore.naver.com/nabiz/products/2032758875?NaPm=ct%3Dlz7yzh1k%7Cci%3D548cd9ea384c3a3d5e75159a68d2dba907bbecaa%7Ctr%3Dsls%7Csn%3D366827%7Chk%3D6b2fb7e17799cf005cab993d012f9e9d3f3bfa63

 

Airx RX60. : RMC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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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직 사용한지 3일밖에 안되었고 이미 탄 내가 어느 정도 줄은 다음에 사용한 거라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만약 확실히 탄 냄새가 사라지면 이 녀석의 공이다. 탈취제 중에 화재 냄새 잡은 후기가 가장 많고, 나쁜 평점인 녀석들도 탈취제 다른 후기들 보다 나쁘지 않은 편이라 구매. 물이랑 희석해서 그냥 에프킬라처럼 쓰면 된다고 하는데, 아저씨가 화학물질 위험성 설명 잘 안해줘서 그냥 고글도 사고 장갑도 사서 뿌리고 있음.

 

일단 뿌렸을 당시에는 이거 냄새가 너무 강해서(물 500ml:10ml 섞는데도 냄새가 엄청 쎔) 화재 냄새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시간이 좀 지나면 심한 곳은 화재 냄새가 다시 스멀스멀해서 전보다 줄어든지 아닌지 판단이 안선다(냄새끼리 강도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음). 세탁소에서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일단 화재 냄새 옷에서라도 뺄 겸 구매함. 조만간 이걸로 천장 닦아봐야겠다.  화재 냄새가 별로 안 심했던 것들은 확실히 이걸 충분히 뿌려두면 줄어들긴한다. 2주 이상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사이트 운영자 말투가 묘하게 차분하고 확신에 차 있어서 불안한 마음 들 때마다 다시 들어가서 읽어본다. 

 

탄냄새가 자가증식하지 않으면 결국 시간만이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