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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나의 변호사 생활기: jot down

짬차는 소리(?) - 불금에 협상하고 추억 곱씹기

by 적일행 2021. 8. 13.

M&A라고 하면 간지나보이지만 사실은 기업을 사고 파는게 M&A이다. 사고 파는 과정에서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 가지고 싸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싸우고 서로 타협하는 과정을 협상이라고 한다. 작년 4~5월 협상 이후 정말 오랜만에 협상에 참여했고(아니 그동안 왜이렇게 협상을 안했지? 나도 모르겠네), 오는 길에 파트너 변호사님 자동차 얻어 타서 수다를 한참을 떨었다. 수다를 떨다가 내가 올챙이 적을 까먹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오 내가 첫 협상 참여한 것도 이분이었는데 하면서 또 추억에 잠긴다.

 

2020년 1월의 내 일기


사실 연차가 꽤 낮아서 협상을 경험할 때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한데 2년차 말에 아래 모  증권회사 매각 건과 관련해서 꽤 여러날 지속 되는 M&A 계약 협상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나의 제대로 된 첫 SPA 경험이었고, 첫 협상 경험이었음). 아직 어리버리한 때라서 하루종일 치고 받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계약서를 제대로 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용어도 안 익숙하고...이래저래 총체적 바보 였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어찌어찌 f/u해서 (계약서는 거의 선배님이 고쳤고) 중간중간 필요한 쟁점 의견서도 쓰고 리서치도 하고 그랬는데....! 생각이 난다.

 

이때 M&A 전문 변호사가 참 힘들기도 하고 재밌는 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냐 이 바보 나야!!) 매일매일 협상해서 밤 늦게 끝나면 해산해도 변호사는 할일이 있다. 문구를 조정해서 다음날 보고 드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움이 있고......막 8시, 9시에 협상이 끝나면 선배님은 (아마 우셨겠지) 계약서 문구 수정하고 새벽에 파트너님이 또 다시 수정해서 보내고, 이런 과정을 거쳤던 기억이 난다. 체력과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정말 많이 필요해서 나랑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네??!?!).

이제 어느덧 연차가 꽤 차서(물론 그때 계약서 문구 수정하던 선배님보다 연차도 능력도 많이 모자라지만 딜 규모도 그만치 작다) 오늘 협상회의 끝나고 내가 문구를 손대야 하게 되었다. 어제 오늘 집중력이 많이 모자라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