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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나의 변호사 생활기: jot down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

by 적일행 2024. 4. 7.
  • 꽃피는 사월. 지난 주에는 그래도 꽤 쫌쫌따리 벚꽃도 볼 수 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던 식당 앞, 친구랑 우연히 등산하고 돌아가는 길에, 남산에서, 또 우연히 생각지 못했던 카페 앞에서. 꽃이 좋아지는 나이. 나이 먹고 있나봄. 찰나와 같이 봄이 지나간다. 봄이 되니 좀 더 의욕이 올라가긴 하는데, 일을 밀리자 마자 스트레스 받아서 앉은 자리에서 과자 한 봉지 까눌레 수개를 아작아작. 저녁이 되어가니 드디어 집중 된다. 왜 어쏘 4-5년차때 패턴으로 돌아갔는가.

 

  • 나의 헛소리 구루 꽁치씨께서, 나란 인간 삼분설을 제시해주셨는데, 그것은 [일/잠/F&B+친구]로 구성된 인간 같다는 점. 내 삶을 보면 일과, 자는 시간 조금과, 친구들이랑 먹고 마시는 것밖에 없던 것 같은데 그래도 요새 좀 다양하게 뭐 좀 해보려는 것 같아서 좋다고. F&B(주로 술이 문제임)에서 술이 Tea가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잘 균형 지키라고(=술 줄이라고) 당부해줌. 알콜 지수 올리는 본인 만남은 자제하라는 헛소리와 함께. 아 나의 가장 가까운 지인이 보기에 나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못 견디는(?) 편이라 그런가 봄. 
  • 요새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라는 모토 하에 귀여운(과연?) 허세를 부리고 있다. 자꾸 쭈구리 같아지고 여기저기 사고 치고 허둥지둥 우왕좌왕 하니까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떨어져 가지고(특: 어쏘 때는 큰소리치고 다님) 대안으로 나라도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그래서 (ㅋㅋㅋ) 나의 사수 격인 우리 팀장님한테도 술 먹다가 - 변호사님, 저 변호사님 너무 부러워요. 제가 초안 써준 거잖아요. - 하니까 팀장님이 어이가 없는지 말이 없었음ㅋㅋ 그리고 반격: 너는..... 늘 화나 있어서 일 줄 때 엄청 눈치 봤어.... 이미 퇴사한 후배한테도 수다 떨다가 - 저한테 배워서 나가니까 너무 좋지 않았어요? - 하니까 역시 사회생활 만렙 후배는 역시 나가보니 나같은 사람 없다며 ㅋㅋㅋ 너스레를 같이 떨어줌.
  • 퍼펙트하게 일 잘하고 감정도 없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좋긴 한데, 나는 원체 표정도 못숨기고 싫은거 다 티내는 사람이라 진심으로 좋아해야 또 즐겁고 진심으로 일하게 되는 것 같다. 말로 자꾸 좋다, 좋다 해야 진짜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한 것은 힘과 위력이 크다. 나 쩐다고 스스로한테 계속 말하고 정신 승리 해야지. 
  • 어차피 어느 집단에 있던지 간에 커리어적으로  어떤 사람을 100% 책임 져주는 귀인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가는 커리어에 방해나 안하고 적당한 도움과 가이던스 주면서 100% 자립할 수 있게 지원해주면 진짜 잘 만난 거임. 그런 면에서 잘 만난 것은 맞는데, 이 직업의 끝은 서비스직, 영업직, 끝없는 경쟁인 거 왜 상상 못했을까. 어릴 땐 그 상상했어도 경쟁하려고 뛰어들었을 것 같은데, 요새는 간혹 자꾸 고이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다. 일로 고인물 되면 여기선 정말 잘릴 것 같으니까, 필라테스 고인물 헬스장 고인물 수영장 고인물이나 되어야지. 
  • 카페인  줄이기로 요 며칠 간 커피는 Max 2잔, 일 안하면 0잔, 대체로 1잔을 마시고 있는데 요새 날이 더워서 너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어울리는 계절이라서 자꾸 유혹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