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RK/나의 변호사 생활기: jot down70

유머러스한 사람 어쩌다 보니 로펌의 채용(리쿠르팅, rc) 업무에 꽤 오래 관여를 했다. 사실 내가 누굴 뽑은 적은 없고, 추천한 적도 극히 드물다(지인들이여, 나에게 레퍼첵을 맡기지 마시라). 난 보통 어떤 사람이 첫눈에 엄청 좋은 적이 없고 경계를 해서 반대로 누굴 추천하지 않는 점을 더 많이 찾는 편이다. 지금은 내가 기꺼이 믿고 내 등을 맡기는 후배들도 처음에는 경계(ㅋㅋㅋ)해서 혼자 고슴도치처럼 뿜뿜한 일도 많다. 그런 나도 인턴 프로그램에 한때 중독 된 적이 있으니… 때는 바야흐로 3년차. 살면서 유머러스한 사람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인턴들이 말만해도 빵빵 터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걸 당시 법무관이던 친구에게 말했더니 친구 왈 - 야 걔들 눈에 너는 변호사(=채용권자)고 자기는 인턴이야. 그때 깨달은 .. 2024. 2. 9.
파트너라이프 D+15일차, 아니나 다를까 3달에 한 번씩 그먄두고 싶던 시기를 지나, 매일매일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는 게 겁이 나고 낙오자가 될 것 같은 시기를 다시 거쳤고, 다시 조금 체념한 채로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버틸 수밖에 없고 우울증 터지는 동안 업무 능력을 많이 잃어 옴짝달싹 못하는 기간을 거쳐 마침내 유학을 갔다. 유학가서 묘하게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자가 되었는데 나 스스로도 이게 얼마나 갈까 싶기도 했다. 4개월 간 그만할까 하는 생각이 안들었는데 어제 새벽에 불현듯, 정말 순간적으로다가, 이걸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도대체가 이렇게 일하는 데 무슨 의미가 있나, 또 나한테 잘해주는 유능한 선배 일만 밀리고 괴롭기가 그지없었다. 의미있는 코멘트도 못해주고 이거해줘 저거해줘 이건 뭐야를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자괴감 폭발. 2-3.. 2024. 1. 16.
파트너 라이프 D+13일차, 주말에 꾸역꾸역 회사에 나와 있다 부족한 수면 끝 잠과의 싸움을 억지로 이겨내며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조금 수다를 떨다가 꾸역꾸역 회사에 나왔더니 다시 잠이 쏟아졌다. 기어코 회사 소파에서 1시간 잔 후 드디어 좀 보려고 하니까 읽히질 않아서 결국 공부 자리를 바꾸어야겠다며 짐을 주섬주섬 바리바리 싸고 있는 중. 일단 밥을 먹고 와서 생각을 좀 다시 해볼까... 한국의 많은 대형로펌들이 소위 WP(working partner)/IP(Income partner) 등의 이름으로 펌마다 다양하게 부르는 일종의 파트너 수련 체제(?)를 갖추고 있다. 명목은 파트너가 처음되면 삽질을 하니 그 기간 동안 일정한 임금 하한은 보장하고 파트너로서 역할은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 실질은 펌마다 다르겠으나, 어쏘와 파트너 사이 애매한 곳에 .. 2024. 1. 13.
변화는 있지만 변함은 없기를 올해의 목표를 세워야 하는 시기가 되었는데 1월 2일에 너무 급하고 미친 deal이 돌아가서 연초부터 단 하나도 생각대로 되는 일없이 끌려다녔더니 일도 밀리고 해야 할 것이 많은데 한 것은 없고 약간 그런 상태이다. 밤새고 일 못참고 막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까 수면 패턴이 꼬였고 지금은 졸린데 잠이 안오고ㅠㅠㅠ 이래저래 힘들다. 여행 중에도 계속 수면이 좀 부족했는데 (5시간 자고 깨고 그랬음) 충분한 수면이 너무 너무 너무 많이 부족해서 머리가 아팠다 어제는. 그러면 술을 안먹어야 하는데 어제 또 술을 먹었다. 내 잘못이다. 승진을 했고 달라졌는데 달라지지 않은 듯한 기분. 얼른 올해의 목표를 세우고 좀 잘해봐야지... 멋지고 유명하고 존경스럽고 묵묵한 이런 사람들 다 너무 대단하다. 깜찍한 관종.. 2024. 1. 6.
어쏘라이프 D-23, 방향 잃은 돛단배 예전에는 주관도 강한 편이고, "하기 싫은 것"이 명백했고, 내가 생각하는 "멋진 변호사"의 모습도 어느 정도 미약하지만 형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뭐가 하고 싶고 하기 싫은지를 잘 모르겠고 뭐가 멋진 직업인인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60살까지 변호사한다고 치면 지금도 인생에서 저년차이지만, 사회 통념의 저년차 어쏘는 벗어난 것 같아서 저년차로 구별해봄. ▶ 저년차일 때 하고 싶은 것 = 누구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일하기. 물론 '누구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달라서 쉽지 않은데, 일 잘하고, 효율적으로 업무 배분하고, 그리고 똑똑하고 이런 선배들하고 일하고 싶어했고 또 일하기 위해서 막 달렸었다. 업무 태도가 고분고분하고 좋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내가 하는 일의 퀄.. 2023. 12. 8.
최근에 발견한 재밌는 글 조우성 변호사님의 뚜벅이변호사태평양로펌가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cdrico&logNo=223284755888&parentCategoryNo=&categoryNo=90&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List (47) 그럼 자네가 종잣 돈을 모아보겠나? (47) 그럼 자네가 종잣 돈을 모아보겠나? #1 “난 조변이 갑자기 ... blog.naver.com 예전부터 구술사스러운 이야기들을 좋아하는데 뭔가 구술사 비슷하게 본인의 시각에서 본 지나온 일을 반추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1997년이면 벌써 20년도 전인데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것이 대단하기도 함. 난 벌써 1년차가 가물가물한데. 그 시절 로펌도.. 2023. 12. 7.